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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호사설 제2권 Edition of Original Text  Image of Original Text  Open Wind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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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지문(天地門)
급풍번엽(急風飜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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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노(管輅)는 비가 올 징후에 대하여, “그늘에 까마귀가 날지 않고 소녀풍(少女風)이 일지 않는다.” 하였는데, 《왕씨담록(王氏談錄)》에는, “지금 민간에서 흔히 말하는, ‘급한 바람에 나뭇잎이 뒤집혀 허옇게 보인다.’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하였다.
나의 생각으로는, 소녀라는 것은 선천도(先天圖)에 의하면 곧 동남방을 가리키는 것이니, 그 바람 자체가 비가 내릴 징조인데, 하필이면 나뭇잎이 허옇게 뒤집혀야만 비가 온다 하였는가? 나는 일찍이 초목이 자라고 무성한 것은 반드시 바람의 힘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오랫동안 가물면 동남풍이 불지 않고 잎은 모두 바람에 따라 순조롭게 있다가, 풍향이 바뀌면 잎이 반드시 뒤집혀서 허옇게 보인다. 그리하여 비가 오는 것이다. 나의 경험으로는 정상적인 기후가 아닌 급한 바람이 불 때면 언제나 그렇게 된다. 만약 소녀풍을 잎이 뒤집히는 데서 증험한다면 옳다고 하겠으나 잎이 뒤집히는 것을 모두가 소녀풍이라 한다면 이것은 잘못이다.

[주D-001]관노(管輅) : 중국 삼국 시대 위(魏) 나라 사람. 《주역(周易)》ㆍ천문학ㆍ복서(卜筮) 등에 밝았으며 특히 풍향을 보고 기후 점치기를 잘했다 함.
[주D-002]《왕씨담록(王氏談錄)》 : 송(宋) 나라 왕흠신(王欽臣)이 지은 책.

ⓒ 한국고전번역원 ┃ 임창순 정소문 홍찬유 (공역) ┃ 19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