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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호사설 제13권 Edition of Original Text  Image of Original Text  Open Wind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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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문(人事門)
하생조(賀生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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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程子)가, “사람이 부모가 없으면 생일에 마땅히 갑절이나 슬퍼해야 할 것이니, 다시 어찌 차마 술을 갖추고 풍악을 베풀어 즐거움을 삼겠느냐?” 하였다. 진 북계(陳北溪 북계는 호. 이름은 순(淳))가 주자(朱子)에게 묻기를, “이천(伊川)이 또한 일찍이 자기 어머니의 생조(生朝)와 태석인(太碩人)의 생조, 그리고 고수(高倅)에게 치하한 일이 있었으니, 그렇다면 예(禮)로써 자신을 바루면서, 예 아닌 것으로 부모를 섬기고 사람을 대접한 것입니다.” 하니, 대답에, “이런 일은 역량이 부족하여 그대로 지나가 버린 곳이다. 그러나 또한 부득이한 것도 있어 그 사정이 각각 같지 않다.” 하였다.
나는 생각건대, 이천이 어버이를 장사지낼 때에 손이 술을 마시고자 하므로 주공숙(周恭叔 공숙은 자. 이름은 행기(行己))이 이를 이천에게 고하였는데, 이천이, “사람을 악한 데에 빠뜨리지 말라.” 하였으니, 이것으로 비교한다면 고수에게 치하하는 것 같음은 그만둔들 무엇이 해롭겠는가? 추측컨대, 이천도 또한 생지(生知)가 아니니 그 견해가 전후의 같지 않음이 있어서이리라. 그렇지 않다면 북계가 의심한바, 선생이 친히 쓴 것이 아니라는 것이 근사할 것이다.
부모에게 헌수하는 일에 이르러서는 구별이 있다. 만일 부모의 뜻이 해롭게 여기지 않는다면 부모를 기쁘게 하는 것이 중하니, 쉽사리 자기 뜻으로 한절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권도(權道)이다. 《어류(語類)》에, “관(官)에 있으면서 남의 수의(壽儀)를 받아야 합니까?”고 물으니, 대답이 “고을에 있으면 받지 않는 것이 가하고, 만일 감사가 있는 곳이라면 다만 예(例)에 따를 뿐이다.” 하였으니, 이것은 사람이 모두 의례를 받는데 나만 혼자 그렇지 않으면 관장의 마음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이것으로 미루어 본다면, 이천이 고수에게 치하한 것이 혹시 여러 사람들과 섞여 있으면서 그들이 모두 치하하는데, 혼자 달리할 수 없기 때문에 다만 그들을 따라 행한 것인가? 그러나 정상적인 법이 될 수 없으니 모름지기 살펴 알아야 하겠다.

[주C-001]하생조(賀生朝) : 생일날에 축하하는 것. 《類選》 卷3上 人事篇3 親屬門.

ⓒ 한국고전번역원 ┃ 이식 (역) ┃ 1978